층간소음기록

11/19 층간소음 기록 - 너무 힘든 날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날이 있고 안가는 날이 있다. 오늘은 안가는 날이었나보다.

보통 안가는 날에도 밖에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아이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다 발소리가 더 자주 들렸다. 워낙 소리가 크다 보니 tv를 틀어도 묻히지도 않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저녁때까지 소리가 계속 되자 너무 화가 나서 결국 쪽지를 붙이고 왔다.

그런데 너무 늦은 시간에 붙였는지 아직 확인을 못했나보다. 발소리가 여전한 걸 보면.

아니면 봤는데도 똑같은 걸까.

 

쪽지를 붙이기 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많이도 쓰고 많이도 고쳤다. 버린 종이도 참 많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썼는지도 읽어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줄줄히 사연을 쓰고 어떤 사람들은 간결히 할말만 쓴다.

이것도 고민하다 할만만 쓰기로 했다. 하지만 결정한 후에도 너무 매정하게 보이지는 않나, 너무 딱딱하지는 않나 한동안 고민을 했다.

 

이 모든 시간들이 참 힘들다.

소음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귀막고 있는 것도, 내가 힘들다는거 전하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것도.

내 쪽지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초조하게 내일을 기다리는 것도.

참 무의미한 시간 낭비다.

 

이렇게 생각하면 윗집이 너무 아쉽다. 조금만 아랫집을 배려해 준다면 좋을텐데.

윗집도 우리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는데, 밤 11시 넘어서까지 마이크 잡고 노래 하는 걸 보면 정말 그런건지 모르겠다.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어떤 사람들은 아랫집이 민원 넣는걸 예민하다 취급하며 단독주택 가서 살라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집에서 모든 걸 누리고 싶은 사람도 단독주택에 가야할 사람이다. 하루종일 피아노도 치고 싶고, 마이크 잡고 노래도 부르고 싶고, 우퍼 쾅쾅 넣고 음악도 듣고 싶고, 발소리 신경 안쓰고 내 맘대로 걷고 싶고. 이런 사람들이 왜 아파트에 살까.

아파트는 공동 주택이다. 내 집에서 내맘대로 못해! 라고 반박하면 안되는 곳이다. 우리는 일정 부분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그걸 못하는 사람은 다 단독으로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기들 마음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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